지호준 2016. 12. 20 – 2017. 01 25

지호준 – Invisible Spot

2016. 12. 20 – 01. 25

 

 

 

 

2016년 12월, 진화랑에서는 현미경 사진 작업을 해오고 있는 지호준 작가의 개인전을 준비하였습니다. 지호준 작가는 학부에서 사진을 전공 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거치며 과학적 소재를 사진예술에 융합하는 방식의 연구를 해왔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보는 행위에 있어 새로운 차원의 사고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그 첫 번째 단계로, 2009년 현미경으로 촬영한 나노이미지를 현실의 공간에 투사하고, 그 장면을 사진 촬영한 Nanography(Nano와 Photography의 합성어) 연작을 선보였습니다. 마치 나무 형상 같은 나노이미지를 일상의 공간에 투사했을 때 우리는 무심코 자연물이 투사된 것이라 믿게 되는데, 투사된 이미지는 사실 나무와는 무관한 화학물질입니다. 이는 마치 마그리트(René Magritte)가 파이프 그림 아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텍스트를 첨부하였듯이, 우리가 보는 대상이 당연히 무엇이라고 정의하는 인식의 틀을 깨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이후 두 번째 단계로 2011년에는, 나노그라피의 개념을 동전이라는 특정 주제에 접목한 연작을 전시했습니다. 동전을 마이크로 단위의 광학현미경과 나노단위의 전자현미경이라는 서로 다른 스케일에서 촬영한 영상을 한 화면에 공존시키는 작업을 시작으로 시간을 초월하는 이야기까지 전개되었습니다. 동전에 조각된 존재들은 모두 역사적, 사회적인 인물들로 한 시대의 뉴스의 일부라는 점에서 신문1면을 장식하는 뉴스와 동전의 주인공이 시공을 초월하여 만나는 순간을 주선한 것입니다. 만약 최초의 미국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와 미국 주화 1센트에 새겨진 링컨 대통령이 만난다면, 몽골 화폐 1투 그릭의 주인공 칼막스가 베를린 장벽의 붕괴 사건을 목격한다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연출해서 풍자 내지 감동을 의도해보았습니다. 너무 흔해서 우습게 여겨지는 동전과 신문이라는 소재를 현미경을 통해 재해석한 결과물들은 서울에서 뉴욕의 갤러리, 뉴욕은행, 뉴욕 주미스위스 영사관, 뉴욕 911메모리얼센터까지 뻗어나간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2016년 12월, 나노그라피의 세 번째 전개로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보는 행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시도가 다방면의 무대로 투영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의미가 큽니다. 주요 신작은 오래된 한지와 갓 생산된 한지를 전자현미경으로 비교 관찰하는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래된 한지에서는 시간의 누적에 따라 대자연이 오롯이 녹아있는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흙이 있고,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대자연의 시간적 섭리가 종이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이 우리가 흔히 보는 산속의 풍경과 닮아있었다는 점을 모티브로 이번 작업의 배경은 대자연으로 향했습니다. 시간대별, 계절별로 전국을 돌며 촬영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우연한 장소와의 만남을 통해 수확한 그림들은 숲 속인지 가상 공간을 합성한 연출인지 유추가 모호해짐으로써 허구성을 강화시킵니다. 야생의 한 지점에 스크린이 스미듯 떠오른 장면은 마치 외부 영화 상영관의 설정 같아 보여서 허구의 드라마라는 감성적 코드를 자극합니다.

이 작업은 작가가 현장에서의 즉흥성과 연출성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나아가 타 문화 영역에 접목하는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그의 나노이미지는 피아니스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한 무대 위 장면 뒤로, 연극 무대 세트의 일부로, 제주도의 어떤 작은 마을에, 승효상 건축가가 18년 전 설계한 주택에 투사되었습니다. 잠시나마 입혀지는 허구의 옷으로 인해 삶의 공간과 허구의 공간은 보다 낭만적으로 변신합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록 과학적 기반에 문화적 감성의 농도가 짙어지는 느낌입니다.

지호준 작업의 확장성을 한층 더 유익한 방향으로 발현시키기 위해 이번 전시에 특별한 기획을 가미하였습니다. ‘인간이 정의하는 의미의 한계에 갇히길 거부하는 퍼포먼스’에 세대를 넘어선 동참을 이루어보기로 한 것입니다. 올해12살인 윤관우는 현미경으로 초근접하여 바라본 세상에서 멀리 볼 때와는 전혀 다른 우주를 만나게 되는 경험을 출력하여 세상과 소통해오는 중입니다. 윤관우는 2014년, 2015년 국제바이오현미경 사진전 바이오 예술상, 2016년 대상을 수상, 2016년 1월 영재발굴단39회에 출연하였고,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현미경 세상을 대중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윤관우는 지호준 작가를 만나면서 본래의 이미지에 다채로운 빛깔의 옷을 입히게 되었고, 이를 전시함으로써 언젠가는 철학적 의미를 담아 어엿한 예술작품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시연하게 됩니다. 진화랑의 44역사상 전시에 참여한 최연소 인물로 기록될 것입니다.

윤관우는 전시기간 동안 매주말마다 전시장에서 현미경 작업을 진행하면서 관객들과 함께 체험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 기획을 통해 현미경으로 바라본 세상이 예술적으로 얼마나 확장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긍정적 논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지호준 작가의 신작 51점 중 45점과 영상 작업 2개, VR 작업 1개, 윤관우,.지호준의 콜라보 작업 150여점이 함께 전시됩니다.

진화랑은 지호준 작가의 2011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번 개인전에도 인연을 이어갑니다.

Information

+ 전시회: Invisible Spot

+ 일시: 12월 20일 – 01월 25일 (화~금 – 10am ~ 6pm / 토, 일 – 10am~5pm / 월, 공휴일 – 휴관)

+ 장소: 진화랑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35)

 

15%ec%a7%80%ed%98%b8%ec%a4%80_cotton-wool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16%ec%a7%80%ed%98%b8%ec%a4%80_dressed-in-cotton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지호준_Cotton Wool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지호준_Dressed in Cotton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17%ec%a7%80%ed%98%b8%ec%a4%80_scream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18%ec%a7%80%ed%98%b8%ec%a4%80_indian-cave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지호준_Scream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지호준_Indian Cave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19%ec%a7%80%ed%98%b8%ec%a4%80_antena-tree_pigmentprint_woodframe_85x60cm_201620%ec%a7%80%ed%98%b8%ec%a4%80_spreaded-ink_pigmentprint_woodframe_80x55cm_201621%ec%a7%80%ed%98%b8%ec%a4%80_%ec%b5%b8%ec%bd%94%ec%86%a1%ec%9d%b4-choco-mushroom_pigmentprint_woodframe_80x85cm_2016

 

지호준_Antena Tree_PigmentPrint_WoodFrame_85x60cm_2016

지호준_Spreaded Ink_PigmentPrint_WoodFrame_80x55cm_2016

지호준_쵸코송이 Choco Mushroom_PigmentPrint_WoodFrame_80x85cm_2016

 

 

22%ec%a7%80%ed%98%b8%ec%a4%80_meta-nature6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23%ec%a7%80%ed%98%b8%ec%a4%80_meta-nature3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지호준_Meta-Nature(6)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지호준_Meta-Nature(3)_PigmentPrint_WoodFrame_60x60cm_2016

 

 

24%ec%9c%a4%ea%b4%80%ec%9a%b0_curtain-call_40x70cm_pigmentprint_2016 25%ec%9c%a4%ea%b4%80%ec%9a%b0_dot_40x70cm_pigmentprint_2016

윤관우_Curtain call_40x70cm_Pigmentprint_2016

윤관우_Dot_40x70cm_Pigmentprint_2016

 

26%ec%9c%a4%ea%b4%80%ec%9a%b0_affection_40x70cm_pigmentprint_2016 27%ec%9c%a4%ea%b4%80%ec%9a%b0_scud_50x67cm_pigmentprint_2016

윤관우_Affection_40x70cm_Pigmentprint_2016

윤관우_Scud_50x67cm_Pigmentprint_2016

 

 

28%ec%9c%a4%ea%b4%80%ec%9a%b0_yearning_50x67cm_pigmentprint_2016 29%ec%9c%a4%ea%b4%80%ec%9a%b0_crossroads_40x54cm_pigmentprint_2016

 

윤관우_Yearning_50x67cm_Pigmentprint_2016

윤관우_Crossroads_40x54cm_Pigmentprint_2016

Category
2016, Exhibitions
Tags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