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안나 2015. 06. 18 – 07. 19

임안나 – Frozen Objects

2015. 06. 18 – 07. 19

 

매년 6월 한국 전쟁 추모일이 다가오면 진화랑과 임안나 작가의 작품 그리고 6월의 특별한 인연이 떠오릅니다.

2011년 6월 25일, 임안나는 <절정의 재구성>전시를 시작으로 실재와 장난감, 사실과 가상, 두려움과 가벼움 등 두 갈래의 상이한 접근방식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재한 전쟁에 관한 부조리를 일깨우는 작품을 발표해왔습니다. 2012년 후속 편으로 기획된 <irony -Addicted>전시에서는 전쟁과 여성의 관계를 드러냈고, 2015년 6월 세 번째 이야기 <Frozen Objects>를 선보입니다.

<Frozen Hero>는 우리나라 곳곳에 거대한 폐 무기들이 설치되어 있는 풍경을 촬영한 기록사진 연작입니다. 작가는 폐 무기들을 원래의 기능과 상관없이 현실 풍경 속의 초현실적 조형물로 바라보았습니다. 흑백의 평범한 듯한 풍경사진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상황을 일깨우기 위한 의도적인 역설법 입니다. 끔찍한 살생 무기 앞에 포토존 명판이 부착되어 있거나 공룡조각, 벤치, 벗꽃과 공존합니다. 시골 벌판에 탱크가 경운기 마냥 덩그러니 놓여있거나 무기 사이로 아이가 뛰어가는 장면도 작가가 의문시 하는 화제의 포착입니다.

역할을 잃은 차가운 오브제들이 주변 환경과 병치되고 중첩되어 이루는 낯선 장면은 분명 이 시대의 진귀한 풍경입니다.

전쟁기념관속 무기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전투 로봇을 신나게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자신이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의 어색한 느낌이 바로 임안나 작품의 모티브입니다.

작가는 현실에서 관찰할 수 있었던 이상한 요소들을 토대로 가상의 전쟁기념관을 짓고 전시를 열었습니다. 실재를 흉내 낸 장난감 무기들과 급속 냉동된 영웅들 그리고 신화화된 조각 작품들을 함께 전시한 <Frozen Objects>연작입니다. 미술관의 화이트 큐브는 사물을 숭고한 영웅으로 격상시키는 힘을 지닙니다. 전쟁의 영웅놀이를 하기에 최상의 조건입니다. 순백의 공간과 오브제들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쥐고 있을 법한 빨간 풍선과의 조우로 재미난 충격을 줍니다. 전쟁의 처참한 순간은 더욱 하얗게 망각되고 흥미로운 게임으로 변질되는 순간입니다. 이로써 작가는 현실의 낯선 풍경에서 비롯되는 모순을 한층 고조시킵니다.

그녀는 전쟁무기라는 오브제를 통해 반영되는 우리의 인식에 대하여 그녀 특유의 유아적 표현 기법과 엉뚱한 연출기법으로 지속적인 질문을 해오고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거대 담론 앞에 개인이 다가갈 수 있는 또 다른 통로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탱크가 작아졌다고 풍선과 어울리는 장난감처럼 보는 것이 즐거운가? 실재를 알고자 하는가? 전쟁 영화에 몰입도가 상당한 이유는? 두려움을 해소하고 싶은가? 동시대인이면 누구나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화두입니다.

예술이 끊임 없이 기존의 관념에 질문하게 만드는 시간 동안 입력 되어있던 기억이 재편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Information

+ 전시회: Frozen Objects (임안나 개인전)

+ 일시: 06월 18일 – 07월 19일 (화~금 – 10am ~ 6pm / 토, 일 – 10am~5pm / 월, 공휴일 – 휴관)

+ 장소: 진화랑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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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2015,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