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태 2016. 05. 28 – 06. 18

문형태 – 생각하는 잠수함

2016. 05. 28 – 06. 18

 

진화랑에서는 5.28일부터 약 3주간 문형태작가의 서른 두 번째 개인전 <생각하는 잠수함>이 열립니다. 형사 가제트, 드라이브, 막간, UFO를 보다 등 매 개인전마다 독특한 주제를 열어 온 작가로서는 활동 1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했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작업들이 작가 개인으로부터 뻗어나간 관계에 대한 내용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안에서 밖으로 펼쳤던 감정들이 다시 밖에서 안으로 되돌아와 자아의 고독에서 잠시 멈췄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번의 블록버스터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작업실이라는 잠수함에 들어가 종일 생각하고 그리고 꿈꾸기를 반복하고 있는 그의 삶을 전시장에 옮겨 온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의 손이 그저 계속해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동안 작업실은 화장실도 없는 비닐하우스에서 어느 새 화이트 큐브 갤러리 같은 예쁜 주택으로 바뀌었습니다.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사실 때문에 작품에 대한 편견과 평가가 그를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환경을 채찍질 삼아 나아가고 있습니다. 잠수함의 형태만 바뀌었을 뿐 그는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그림만 그립니다.

가라앉는다, 떠오른다, 표류한다, 떠내려간다, 잠수한다 – 우리는 물과 관련된 감정표현을 즐겨 사용합니다. 모든 생명이 물에서 생겨나고 모든 인류가 어머니의 양수에서 잉태되듯이 시적인 표현이기 전에 이미 몸과 정신이 기억하고 있는 온 곳에 대한 그리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깊어지려고 노력하는 사유의 존재들이지만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라기보다 스스로 고립된 채 떠도는 잠수함에 가깝습니다. 작가는 세상을 엿보는 창을 떠올릴 때마다 잠항중인 잠수함의 잠망경을 상상하곤 했다고 말합니다. 또 기쁨과 슬픔이 섞이는 관계의 혼란에서 모두가 짜디 짠 바닷물을 두 눈으로 쏟아낼 때마다 이대흠 시인의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는 말도 상상하곤 했다고 고백합니다. 작가의 변 속에서 소통과 관계 이전의 본능으로 앓는 외로움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삶의 목적을 발견하기 위한 따뜻한 신음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작가는 숨 쉬기 위해 떠올라야 하는 과정에서 숨 가쁘게 들이키는 산소란, 우리를 끝끝내 살아내게 하는 바로 그 힘이란 무엇인지 묻습니다. 좌표를 숨기고 밀항하는 잠수함처럼 결국 우리는 살기 위해 산소처럼 서로를 들이키고 토해내는 생각하는 잠수함을 닮아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이전 작품들과 다름없이 그려나가는 흐름 속에 존재하는 단상들입니다. 특별한 점은 그림 속 주 소재였던 상징물 – 배, 삐에로, 군상 등- 이 종이 오브제 설치작품으로 현실에 등장함으로써 좀 더 촉각적이고 참여적인 공간으로 몰입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처절하고도 문학적 감수성을 띠는 그의 작업 일지들을 함께 공개하여 그의 세계를 보다 진지하게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든 것도 이번 전시 기획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문형태 작가의 멈출 줄 모르는 이야기들, 표현들, 상상들은 계속된다는 것을 그 어느 때 보다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Information

+ 전시회: 생각하는 잠수함

+ 일시: 05월 28일 – 06월 18일 (화~금 – 10am ~ 6pm / 토, 일 – 10am~5pm / 월 – 휴관)

+ 장소: 진화랑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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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랑 전시전경

Category
2016, Exhibitions